철근은 콘크리트 속에 묻힌 채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와의 결합상태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철근의 정착길이를 계산할 때도 상부철근처럼 철근 하부에 공극이 생기기 쉬워서 콘크리트가 잘 채워지지 못할 경우에는 정착길이를 더 길게 산정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블리딩때문인데 이 블리딩현상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블리딩(Bleeding)
블리딩현상은 굳지 않은 콘크리트의 재료분리 현상입니다. 콘크리트는 아직 굳지 않은 유동적인 상태로 거푸집 속에 채워집니다. 콘크리트에 채워넣으면 일이 다 끝난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콘크리트는 아직 굳지 않은 반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구성성분이 가만히 있지 않고 변화가 생깁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공시체에 콘크리트를 채워넣고 얼마되지 않아서 표면에 물이 고인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콘크리트 속에 있던 물과 이물질(레이턴스)가 떠올라 표면에 고인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우리는 콘크리트의 어떤 부분을 채취해도 시멘트와 물, 잔골재, 굵은골재의 배합비율이 같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높은 위치에서 콘크리트를 부어 넣어야 하는 기둥을 예로 든다면 기둥 하부에는 무게가 무거운 자갈이 더 많이 쌓이게 됩니다. 이처럼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성분의 구성비율이 달라지는 현상, 즉 균질성이 없어지는 현상을 재료분리라고 합니다.
이 재료분리는 본질적으로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물질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비중의 차이 때문에)에 발생합니다.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채워넣더라도 아직은 굳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게가 무거운 자갈이 아래로 가라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무게가 가벼운 물은 떠오른 현상이 생기는 거지요. 이렇게 물이 떠오르는 현상을 블리딩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블리딩 현상은 구조물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킵니다. 우선 타설이 완료된 콘크리트의 재료분리 현상을 단면상으로 보면 콘크리트가 가라앉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가운데 파란색으로 빗금이 쳐진 동그라미는 철근을 나타낸 것입니다. 만약 이 철근이 없다면 콘크리트는 비교적 균질하게 가라앉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콘크리트구조물에는 철근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 철근이 콘크리트가 가라앉은 것을 막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철근이 없는 부분은 많이 가라앉고 철근이 있는 부분은 덜 가라앉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철근의 윗부분을 따라 균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격자형으로 배치된 철근을 따라 슬래브 윗면에 균열이 발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블리딩 균열은 격자형태로 규칙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슬래브에 배치된 격자형 철근을 따라 블리딩 균열이 발생한 사례
블리딩현상의 또 다른 문제는 철근 아래에 빈 공극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콘크리트가 가라앉으면서 철근 하부에 자연스럽게 수막이 맺히게 되고 이 물이 건조하게 되면 빈 공극이 남게 됩니다. 이렇게 철근 하부에 빈 공극이 생기면 콘크리트가 철근을 꽉 붙잡지 못하기 때문에 부착성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콘크리트구조설계기준에서는 정착길이를 계산할 때 상부철근의 정착길이를 더 길게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단 콘크리트 저면에서 300mm 이상 위에 묻히게 되는 철근을 '상부철근'이라고 정의합니다. 상부철근이 아닌 철근은 블리딩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일반철근'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보의 상부근의 대부분 상부철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부철근의 정착길이는 일반철근의 정착길이에 1.3을 곱해서 계산해야 합니다. 즉 상부철근의 정착길이는 일반철근의 정착길이보다 30%정도 더 길게 계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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