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조식 서비스, 호텔인 줄 알았는데 현실은 관리비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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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조식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이 서비스가 입주민들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 아파트를 분양받을 당시만 해도 조식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큰 메리트가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기대와 현실은 많이 다르더군요.

우리 아파트 조식 서비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식당만 있고, 조리시설이 없다

저희 아파트 조식 서비스는 커뮤니티 시설의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이 공간에는 실제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주방이 갖춰지지 않고, 테이블과 의자만 있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결국, 외부 업체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져오는 방식이라는 것이고, 주방에서 직접 음식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외부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도 다른 업체들은 시설 문제로 인해 참여를 포기하였고, 한 업체와 경쟁 없이 단독으로 계약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되면 당연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책정된 가격이 바로 1인당 9,300원이었습니다. 음식의 퀄리티가 가격만큼만 괜찮았으면 좋았겠지만, 입주민들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메뉴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맛이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거기에 음식이 식은 상태로 나오기 일쑤였던 거죠.


조식비를 낮추려면, 입주민 모두 관리비를 내라?

입주민들 사이에서 당연히 반발이 큽니다. "음식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라는 비판에 관리사무소에서는 가격을 8천원대로 낮추는 대신, 전 세대가 매달 기본 관리비로 3만원씩 더 부담하는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조식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도 없는 사람들에게 먹지도 않을 밥값이 추가로 내라는 셈인 거죠.

당연히 입주민 단톡방은 더욱 시끌벅적해졌습니다. 게다가 이미 헬스장 운영 명목으로 기본 관리비에서 1만원씩 나가고 있는 상황에 입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져버렸는데요.

 

그나마 헬스장은 시설이 잘 되어 있고, 단지 내 편의 시설이라 이해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용하지도 않는 조식비까지 강제로 부담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많았습니다.


다른 아파트 조식 서비스 사례를 보니

기사를 찾아보니 요즘 신축 아파트들의 조식 서비스 도입은 그 아파트만의 특별한 프리미엄으로 평가받으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구해줘 홈즈

올림픽 파크포레온과 헬리오시티를 비롯한 많은 신축 단지들이 중식과 석식 서비스까지 시행하면서 이러한 식사 서비스는 단지 당 최대 5천만원의 프리미엄 가치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기사에서 소개된 헬리오시티는 별도의 관리비 부담 없이 부대시설을 완벽히 갖추고, 60가지 이상의 반찬을 갖춘 호텔급 식사를 제공하면서 성공 사례로 언급되었습니다.

구해줘 홈즈

그러나 모든 단지가 이 아파트처럼 별도의 관리비 청구 없이 운영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일부 아파트는 기본 관리비에 조식 서비스 운영비를 포함시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매달 가구당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곳도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우리 단지가 그런 경우인거죠.

결국 제대로 된 조리시설을 갖추지 않고, 외부 업체를 통해 급하게 시작한 서비스는 입주민과의 갈등만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되었다면 이처럼 많은 입주민들에게 외면받지 않았을 거예요.


커뮤니티 시설, 처음부터 신중히 봐야 하는 이유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히 느낀 점은 아파트의 가치는 단순한 입지, 교통, 학군을 넘어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도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은 커뮤니티는 진짜 프리미엄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우리 아파트 단지 내 식당 앞을 지나칠 때마다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현실적인 운영 방안과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고려했다면 지금 같은 갈등은 없었을 테니까요.

우리 아파트도 다른 아파트들처럼 경쟁력 있는 식사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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